마지막날 밤이었다

수웅이랑 목욕도 같이하고 저녁 무렵 해변가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불꽃놀이들을 구경했고 

다음날 아침 떠오를 멋진 해를 기대하며 수웅이가 잠들길 기다렸다 

하지만 늘 그렇듯 잠이든것은 나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와이프가 섭섭해했다

마지막날 저녁을 아쉽게 보낸것 같아 미안했다

큰애 작은애기 둘 데리고 다녀서 피곤했다고 애써 변명도 해보았지만 상황만 악화될 뿐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나도 아쉽고...뭔가 억울했다

이게 어쩔수가 없는 게 애기 잠들기를 뒹굴뒹굴 기다리다 보면

술도 한잔했고 잠들기 마련 허허ㅓㅓㅓㅓㅓㅓㅓ


그래도 아침해는 멋지게 잘 떴다

와이프도 좋아했다

일출을 보는 것이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이라고 했고

수웅이와 함께 보는 일출이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그래도 웅파는 친구들과 일출 보러 등산을 아주 종종 갔었는데

이제는 같이 가자고 해봐야겠다




마지막 사진은 20년도 더 넘어 된 렌즈로 찍은 사진이다 "캐논 70-210 애기 흑통"

한 10년쯤 전인가 350D로 한창 사진을 찍고 다녔을 무렵인데 

친구에게 줌렌즈를 써보고 싶다고 했고

저렴하게 구해준 렌즈였다

호텔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 찍은 사진이라 온전치 않은 구석이 많음에도

아직도 좋은 느낌을 내준다

일찍 일어났기도 했고, 이 좋은 호텔 마지막까지 즐겨보고 떠나겠다는 마음에 호텔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아침이라 밖이 아직 쌀쌀하여, 

실내수영장부터 들러서 몸을 풀어주고


 

야외 수영장으로 이동했다

날씨도 너무나 도와준 덕에 아름다운 뷰는 물론이고 따뜻한 햇살 받으며, 많이 춥지 않게 수웅이와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수웅이는 지쳐서 나에게 왔고

이제 와이프 단독으로 사진을 찍어줬다

 

"행보 케요 하허하핳하ㅏ하하ㅏㅏㅏㅏㅏ"


그렇게 사진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와이프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서 사우나를 다녀오라고 했고

 

그동안 나는 숙소를 하루 더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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